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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정말 덜 해로운 대안일까?

by imsto1124 2025. 4. 14.

담배 연기

1. 전자담배의 작동 원리와 구성 성분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처럼 잎을 태워 연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니코틴 액상을 전기로 가열해 수증기 형태로 흡입하는 기기이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본체에서 열선을 통해 액상이 데워지고, 이 과정에서 연기가 아닌 ‘에어로졸(미세 입자와 기체 혼합체)’가 생성된다. 전자담배 액상에는 프로필렌글리콜(PG)과 식물성 글리세린(VG)이 기본 성분으로 포함되며, 니코틴과 다양한 향료가 첨가된다. PG는 자극적인 목 넘김을, VG는 풍부한 수증기 생성을 돕는다. 과일, 민트, 디저트 향 등 수백 가지의 향료는 청소년의 흡입 진입 장벽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이 액상이 고온에서 가열될 경우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같은 유해 화학물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제품에서는 중금속도 검출된 바 있어 건강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 “수증기니까 덜 해롭다”는 주장, 사실일까?

전자담배는 연소가 없기 때문에 일산화탄소, 타르 등 전통적인 발암물질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2015년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약 90~95% 덜 해롭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존 담배와의 상대적 비교일 뿐, 전자담배가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자담배의 수증기에서는 니코틴, 포름알데히드, 벤젠, 납, 크롬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으며, 이 에어로졸은 일반적인 수증기와 달리 폐 깊숙이 침투해 염증이나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3. 폐와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

전자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손상이다. 2019년 미국에서는 전자담배 관련 폐 손상(EVALI) 사례가 수천 건 보고되었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렀다. 주요 원인은 THC와 비타민 E 아세테이트였지만, 이 사건은 전자담배 일반의 안전성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전자담배 사용자들은 천식, 기관지염, 호흡곤란 같은 질환을 겪을 확률이 높고,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 폐 기능 저하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또한 전자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 혈관 수축을 유발해 심장병, 고혈압, 심근경색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비흡연자 대비 전자담배 사용자의 심근경색 위험이 약 2배 높다는 결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심장학회(AHA), 유럽심장학회(ESC)는 모두 전자담배의 건강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이를 공식적인 금연 수단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5. 청소년과 전자담배의 우려

최근 전자담배는 청소년 사이에서 트렌디한 흡연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향이 첨가된 액상, 세련된 디자인, USB 형태의 소형 기기는 흡연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많은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는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 속에서 흡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여전히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기의 두뇌는 발달 중이기 때문에, 니코틴에 노출되면 집중력 저하, 감정 조절 장애, 학습 능력 저하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SNS나 유튜브 등에서 간접 광고 및 흡연 미화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며, 온라인 구매나 대리 구매를 통한 접근성 또한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강력한 규제와 정보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

6. 전자담배가 금연에 효과적인가?

일부 사용자는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 영국에서는 실제 일부 클리닉에서 전자담배를 금연 도구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으며, 공공 보건 당국은 이를 기존 담배보다 상대적으로 덜 해로운 대체 수단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WHO와 미국 FDA는 전자담배를 공식 금연 치료법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실제로 많은 사용자가 전자담배와 연초담배를 병행하는 ‘이중 사용자(dual user)’로 남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히려 니코틴 의존을 심화시키고, 흡연 습관을 유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금연을 원한다면, 전자담배보다는 의학적 상담, 니코틴 대체 요법, 심리적 치료 등 검증된 금연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국내외 전자담배 규제 현황 비교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는 국가마다 접근 방식이 다르며, 각국의 보건 정책과 사회적 인식 차이를 반영한다. 한국은 미성년자 판매 금지, 공공장소 흡연 제한 등 기본적인 규제를 두고 있으나, 향료 사용, 광고 노출, 세금 부과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은 FDA 사전 승인제, 향료 제품 금지, 21세 이상만 구매 가능, 온라인 판매 단속 등 강력한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영국은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도, 니코틴 함량 제한, 광고 관리 등은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일본은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으며,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처럼 각국은 자국의 보건 방향성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상이한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한국도 향후 청소년 보호, 건강 위해요소 최소화, 세금 형평성 등을 고려한 더 정교한 규제 설계가 필요하다.